제2연평해전 '정부 주관' 첫 기념식(YTN, 2008.6.29)
내 생각에 2002년 서해교전을 이제 와서 제2연평해전이라 부르고 승전이라고 정의하는 게 약간 닝기리한 것이, 아무리 잘 봐준다 해도 상처투성이뿐인 영광이기에 그렇다. 그 느낌을 말하자면 대략 중고딩 역사교과서에서 신미양요를 우리가 승리했다고 기록한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그건 그렇다 친다만... 이 기념식을 정부 주관으로 한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서해교전의 전사자들을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 동안 죽은 다른 군인들에 대한 예우와 서해교전 전사자에 대한 예우에 관한 형평성의 문제 때문이다. 내가 알기로는 휴전협정 이후 남북대치 상황에서 목숨을 잃은 군인은 모두 4712명인데(이 숫자에 서해교전 전사자가 포함되었는지의 여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이 5천명에 가까운 전사자들과 서해교전 전사자들을 다르게 취급하여 이들만 따로 정부행사로 떼어놓아야 할 당위성이 뭔지 모르겠다는 말이다.
따지고 보면 서해교전 이전에 벌어진 사건들이 서해교전보다 못하게 취급되어야 할 이유도 없어 보이고, 이런 수준의 전례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모름지기 예우는 공평해야 하는 법인데, 만약 지금까지 죽은 군인들을 모두 공평하게 정부행사로 기념하자면 1년 365일 모두를 기념행사에 써도 모자라 국무총리가 과로사할지도 모르겠다. 돌아가신 장병들을 일년 365일 각 날짜마다 정리해 주실 용자가 계시려나.
오히려 내가 보기엔 현 정부가 이 사건을 이용하여 남북대치 상황을 강조하고 지난 두 정부와의 차별화를 꾀하여 우익의 표를 얻으려는 심산이 너무 뚜렷하게 보여 눈이 아프다. 뭐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소위 '무명용사의 탑(민족주의 문화의 상징인 그것)'보다는 나을지도 모르겠고 실제로 명예 회복(?)이라는 면을 보자면 아주 틀려먹은 행동은 아닐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지난 정권 당시 예우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아니건만(보상이 적었던 것은 꽤 예전의 정부에서 그렇게 규정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던 건데 당시 그 정부는 누구 차지였더라), 이제 와서 그 사건을 다시 띄우는 의도는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