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1월 05일
정연주 KBS 사장의 신년사, 그리고 제국의 역습
정연주 사장 "공영방송 수호, 2008 행동강령"(미디어오늘, 2008.1.2)중에서
...언론기관으로서 마땅히 해야 하는 역사적 사회적 책무가 있습니다. 정치 권력이든 자본 권력이든 언론 권력이든, 혹은 사회적 집단이 집단 이기주의를 위해서 자기의 권력 확대를 꾀하건 우리는 그 어떤 권력에 대해서, 특히 오만한 권력에 대해서 의연하고 당당하게 비판해야 합니다. 가장 언론 기관의 가장 중요한 사회적 책무 중 하나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언론기관인 KBS 스스로가 겸허해야 합니다.
우리는 낮은 곳에서 이 사회에서 소외되고 버림받고 가진 것 없는 사람 편에서 오만한 권력, 지배하려는 권력에 대해서 가차없이 비판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정치적 독립성, 정체성, 자율성은 특히 방통 융합 과정에서, 그리고 새 정부의 출범 이후 있을지 모르는 방송 구조 개편 과정에서 그것을 지켜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치적 독립성, 자율성, 공영방송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 그것 없이 KBS가 공공 가치의 중심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솔직히 좀 놀랐다.
저번의 MBC 협박사건도 있고 하니 이런 도발적인 언사는 굳이 찍자면 MBC 쪽에서 먼저 나오리라고 생각했는데, 민영화 위협에서 MBC보다는 사정이 낫다고 판단되는
그런데 저 신년사가 언론에 나오자마자 곧바로

[사설] KBS 사장 정연주가 누구인가(조선일보, 2008.1.3)
評 - 마음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정연주 사장을 깎아내리려는 불꽃같은 의지는 칭찬해주겠는데, 중요한 건 정연주 개인이 아니라 그대들의 반응이다. 이명박도 좀 그렇게 두들겨주면 오죽 좋아? 날이면 날마다 특종에 파묻힐 텐데 말이지...
[기자의 눈/서정보]정연주 사장의 낯뜨거운 자리보전용 신년사(동아일보, 2008.1.4)
評 - 뇌가 있다면 생각 좀 해봐라. 묻어가려는 사람이 알아서 과녁이 되어 주나? 차기정부를 눈앞에 둔 이 때에 정말로 자리보전을 하고 싶었다면 설설 기었으면 기었지 저런 강한 표현은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한나라 "정연주 KBS사장 신년사, 기가 막혀"(뷰스앤뉴스, 2008.1.4)
評 - 권력비판을 단 한 번도 안 했다고? 정보화시대에 TV도 안 보고 사시는 게 틀림없다. 가장 대표적인 비판사례로 '얼굴없는 공포, 광우병'(KBS, 2006.10.29) 같은 것도 있었으니. 그리고 KBS가 국영방송이니만큼 아무래도 그쪽엔 한계가 있기 마련인데 그대들이 KBS를 장악했을 때를 대비해서라도 그렇게 밑밥을 까시면 안 되지...
정말 재미있는 건, 저기서 말하는 '오만한 권력'이 누군지 설명하지도 않았는데 도둑이 제발 저리다고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더라는 것이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는데 그 말이 맞긴 맞는 것 같다. 자잘하거나 의미가 뚜렷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그냥 웃고 넘어가는 아량이 필요한데, 저렇게 쓸데없이 떠들어댐으로써 자기들이 바로 그 '오만한 권력'임을 증명했으니까.
더 엽기적인 것은 공정방송노조라는 웬 듣보잡 단체가 벌인 행각이다.
“편파방송 장본인이 권력비판 자격있나”(동아일보, 2008.1.4.)
공정방송노조라고 하니까 공정위마냥 뭔가 거창한 것처럼 보이는데 이 공정방송노조라는 것의 정체를 보면,
국내 언론사 최초로 KBS ''제2노조'' 발족(연합뉴스, 2007.10.30) - 공정방송노조의 면면, 그리고 참석자에 주목
"KBS 공정방송노조 대선 때 큰일 할 것"(미디어오늘, 2007.4.6)중에서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윤 위원은 공정방송노조 설립과 관련해 "내년에 이거(공정방송노조) 되면 (한나라당이) 정권을 찾아오는 데 일조할 수 있다. 이거 반드시 해야 된다"고 말한 것으로 나와 있다. 윤 위원은 "관리자 노동조합(공정방송노조)을 만든 이유는 방송이 하도 개판(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한 뒤 "고법에서 이기면 이제 내년 선거 때 아마 큰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위원은 또 "관리자라고 해서 몇 명 안된다. 1직급 이상자들이 300명 미만인데 우리는 안에서 머리띠 두르고 조끼입고 머리 빡빡 깎고 '물러가라' 이거는 못하고 언론플레이는 하려는 것"이라면서 "제가 노동조합 이름을 KBS 공정방송 노동조합이라고 지었다. 저희가 하는 소리는 공정방송 하자고 하는 얘기처럼 들릴 거 아니냐. 밖으로 나가면. 지금 저기 고법에서 이기면 이제 내년(2007년) 대선에서 아마 큰 일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위원의 이 같은 발언은 '방송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공영방송노조를 설립했다는 기존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메에에에에~
한 마디로 말해 노조의 껍질을 뒤집어 쓴 정언유착의 결정체임을 알 수 있다. 대선 당시 한국노총의 행각도 그렇지만, 노조라고 이름붙인 것들 중에도 어용이나 사이비가 있으니 조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주목하라. 이제 저 단체는 더 이상 듣보잡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가 하사할 온갖 종류의 후원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차기정부 임기 내에 KBS사장이 바뀐다면 저 단체 내에서 나올 공산이 크다.
그러니 미디어포커스나 시사기획 쌈 같은 거, 볼 수 있는 지금 열심히 봐 두기를 권한다. 정연주 사장이 쫓겨나고 KBS의 소유구조나 정책 등이 바뀌면 저런 시사고발 프로그램이 설 자리를 잃거나, 잘해봤자 하는둥 마는둥 맹숭맹숭해질 거라는 건 불보듯 뻔한 일이다.
※참고1 - 공동위원장 윤명식은 바로 저 사건으로 KBS PD협회에서 제명당하고 KBS 자체에서도 정직 6개월을 먹은 인물이다.
참고2 - [전문] 강동순 유승민 윤명식 대화 녹취록(미디어오늘, 2007.4.6)
P.S. 이래저래 신년사 하나로 만선이니, 정연주 사장도 타고난 강태공이 틀림없다.
그리고 어째 신년사라기보다는 고별사처럼 들리는 게 내가 과민해서 그런 건지 요즘 세월이 하수상해서 그런 건지 잘 모르겠다.
# by | 2008/01/05 01:28 | 미디어 | 트랙백(2) | 핑백(2) | 덧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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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차근 차근 장악해 가는구나...
정연주 KBS 사장의 신년사, 그리고 제국의 역습괜찮아, 어짜피 일반인인 우리에겐 별로 바뀌는 거 없을 거니까.관계 있다고 해도 언론이나 방송직에 종사하는 높은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 일이니까......라고 할 줄 알았냐....이제 조금있으면 전두환때처럼 '오늘 각하는...'으로 시작하는 9시 뉴스를 보는 것도 얼마 안남았구먼....more
제목 : 진보의 자멸.......
정연주 KBS 사장의 신년사, 그리고 제국의 역습한나라당이 아니라 독재국가당이로구나!!!!내 글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난 보수.. 꼴통수인가?.. 아무튼 보수이다..저 글을 보고 어이가 없어서 글을 올린다....정연주 한국방송공사 사장님께서...언론기관으로서 마땅히 해야 하는 역사적 사회적 책무가 있습니다. 정치 권력이든 자본 권력이든 언론 권력이든, 혹은 사회적 집단이 집단 이기주의를 위해서 자기의 권력 확대를 꾀하건 우리는 그 어떤......more
... KBS 사장 신년사에 왜 조선일보가 열광하나 했다. 그리고 노조는 또 왜 설치나 했는데 그런 사정이 있었나보다. 개인적인 흠을 한겨레신문이나 현 정부와 얽어서 까는걸 보면 확실히 갈아치우려는 모양인데, 어차피 권력에 따라 뒤웅박 신세일 수 밖에 없다고 인정을 ... more
... bsp;2008-01-04 links for 2008-01-05 The cathedral of the Σ Draconis IV : 정연주 KBS 사장의 신년사, 그리고 제국의 역습 “정말 재미있는 건, 저기서 말하는 ‘오만한 권력’이 누군지 설명하지도 않았는데 도둑 ... more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가서 정치 누르고 사람들이랑 얘기 해봐
정치에 불만있는 사람들 실시간으로 덧글 막 올라옴 우왕 ㅋ 굳 ㅋ
디씨에서 이야기하는 건 웬만하면 피하시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적어도 막장갤보다는 낫겠지만 그쪽도 디씨갤이다보니 -_-...
비밀글 // 괜찮습니다. 졸문이지만 여럿이 읽고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는 것도 괜찮겠죠. 근데 제가 여기에 가입한 지 얼마 안되는지라 방법은 잘 모르겠습니다. 뉴스비평 테마에서 하는 게 아닐까요?
정소영 // 넌 좀 용감한 듯. 혹시 정사갤 이야기하는 거니? 거긴 안가는 게 정신건강에 좋은지라.
유레인 // 사실 저 정도는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상투적인 덕담이라 여기고 지나칠 수도 있는 건데, 뭐가 켕기는지 과민반응하는 걸 보면 재미있죠.
지나가던무명 // 뭘 좀 잘 아시는 것 같습니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까기가 활성화되어 있는 곳이죠...
breeze // 차기정부가 들어서면 정연주 사장도 얼마 못 갈 것 같습니다. 아니 그건 미운털 때문에라도 예정된 수순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이 포스팅만 보면 정연주씨가 권력의 힘과 싸우는 자유의 투사라도 되는 줄
알겠습니다 그려 ㄲㄲ
샹화 // 어차피 저도 어딘가에서 퍼왔습니다. 출처가 명확하면 링크를 반드시 달았을 텐데, 도무지 원작자를 알아낼 수 없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