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그리고 그 건너편 1 : 이해할 수 없는 낙관론

요즘 뉴스를 보아하니 대운하 건설은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유전자의 절대명령인 듯 싶다.

그런 판에 어떤 이들은 관료집단과 국민이 감시하고 막아줄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일단 갓 뽑아놓기만 했지 실제 뭐 한 것도 없고 앞으로 잘할지 잘못할지도 모르는 판에 미리부터 겁을 집어먹거나 욕하고 있냐고 핀잔을 주기까지 한다.
말은 맞는 것 같지만, 과연 그럴까? 



이명박의 가장 큰 문제는 역설적이게도 그의 수 차례 검증된 대책없는 추진력이다. 국민들이나 전문가들이 뭐라고 하든 뒤탈이 어떻든 그는 그가 원하는 것을 해놓았고 그 추진력을 발판삼아 대통령이 되었는데, 왜 운하만은 꼬리를 내릴 거라고 낙관하는 걸까?


그의 추진력만 갖고는 별 의미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대운하를 가로막을 만한 세력들의 몰골을 보자.

경험없는 햇병아리도 아니고 몇십년 푹 삭은 관료집단이 영삼옹 똥배장에 놀아났고(예 : 외환자유화) IMF를 막지 못했다.
지금 대운하 특별법을 만든다고까지 하는데(세계일보) 대운하 공약 관련 특별팀은 관료(혹은 관료가 될 자들)가 아닌가? 지금 한나라당이나 그 지지세력에 대운하는 죽어도 안 된다고까지 말하는 세력이 있긴 하던가?

국민들은 대운하보다 자기 집값과 주변 땅값이 폭등하는 데에 더 관심이 있다. 만약 대운하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봤다면 이명박이 당선될 일은 없었다.
어떤 분들은 정책을 꼬집지 않고 BBK만 물고늘어져 진보진영이 패했다고 하는데 대운하는 그 이전부터 범여권(이젠 범야권이라 불러야 하나)이나 진보계열 언론으로부터 끊임없이 철저히 논리와 사실로 무장한 공격을 받아왔고, 그럼에도 이명박의 당선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니 그건 절반만 맞는 것 같다.

더군다나 이명박의 경우 국민이 이명박을 진심으로 좋아한다거나 사상이 비슷해서 찍어준 게 아니다. 어디까지나 부동산값 상승, 양극화 해소, 서민경제 활성화에 대한 막연한 기대심리와 그 기대에 못미친 현 정부를 일단 갈아치우고 보자는 현 정권 심판론을 잘 이용한 탓이다.
다시 말해서 이명박의 지지기반은 유동적이고 취약하며, 이명박이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그 지지는 언제든 거두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그가 집권 초기에 마땅히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부동산에 대한 규제철폐, 공약한 대로 감세정책을 펴 서민경제를 부흥(딴 건 별 의미없거나 다른 후보라도 주장했을 것이고, 이명박 정부에서 가장 눈여겨볼 게 감세인데 감세가 실제로는 어느 계층에 혜택이더라), 대운하로 건설경기를 불러일으켜 용의 눈에 점을 찍는 것이다. 이 중 가장 반발이 심할 공산이 큰 것이 운하인데 마침 서민들도 대운하에 대해선 별 관심이 없거나 잘해봤자 막연히 반대하는 정도에 그치니 밀어붙이려면 지금일 것이다. 

야당? 덩치만 컸지 대선패배의 후유증이나 지금 지지율을 봐서는 총선 이후에 쪼그라들 공산이 크다.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한나라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는 건 시간문제다.

이런 판에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어봐야 안다는 건지,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낙관하는 건지 모르겠다.

by Executrix | 2007/12/22 13:26 | 정치 | 트랙백(1)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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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The cathedra.. at 2007/12/22 14:49

제목 : 대운하 그리고 그 건너편 2 - 대운하 저편에 기다..
대운하 그리고 그 건너편 1 - 이해할 수 없는 낙관론에서 셀프 트랙백그런데, 문득 묘한 생각이 들었다.지금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이 대운하뿐이던가?대운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무섭지만 대운하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 틈을 타서 금산분리 철폐, 공기업 민영화, 자사고 설치, 신방겸영, 미국의 세계전략에 전면적인 공조 등등 보수진영이 예전부터 주장해왔던 것들을 실행에 옮기거나, 대운하에 반대하느라 ......more

Commented by 그란덴 at 2007/12/22 13:32
저 사람 정책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운하어쩌고 취임식하면 삽뜨겠다. 이런 소리 나오는거 봐서는 저 사람의 국정운영핵심은 [운하]지 [부동산]이나 [감세]는 뒷전입니다.
Commented by Executrix at 2007/12/22 14:51
그란덴 // 전 일단 운하는 밀어붙일 거라고 보지만 다른 정책이라고 뒷전일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 생각을 바탕으로, 이어진 포스팅에서 졸문을 써 봤습니다.
Commented by ellouin at 2007/12/22 17:22
이명박과 한나라당의 전략은 초반 전방위 돌파로 보입니다. 총선이 명확하지 않으니 미리 언론플레이로 기정사실을 만들어 놓으려는 것 같아요.

모든 측면에서.
Commented by Executrix at 2007/12/23 19:01
ellouin // 저도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아직 대운하가 뭔지 잘 모르고 지지율이 최상을 달리는 현재 일단 일을 벌여놓는 편이 나중에 시도하거나 뮝기적거리다 이상한 소리 듣는 것보다는 낫고(현 정권이 정책을 추진하다 당했던 것), 무엇보다 없었던 걸로 하기도 어려울 테니까요.
이미 한쪽 발을 들여놓은 판에 상황을 낙관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Commented by 주차장 at 2007/12/23 21:25
아마도 환경쪽에서 이슈를 계속만들어 주어야 할것같은데, 그다지 많이 떠들지는 않더군요. 경제성이야 숫자조작하는데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환경은 정치적으로 상대적 무관심층인 주부들도 중요시 여기는 부분이라.(애들 건강은 끔찍이 챙기는 편들이시죠.)
Commented by Executrix at 2007/12/24 01:47
주차장 // 그러고 보니 좀 묘하네요. 막으려면 지금 당장 환경단체에서 대규모 연합시위라도 벌여야 할 일인데 의견조율이 안되는 건지 대운하에 대해 반박논리를 못 만든 건지, 그도 아니면 이미 구워삶아져 있는 건지는 몰라도 타이밍이 심하게 늦습니다.
Commented by 주차장 at 2007/12/24 07:40
늦죠. 많이 늦죠. 하지만 또 모르죠 언론에서 막고 있는지도.
Commented by 맑은 영혼 at 2007/12/24 11:23
Executrix님 어제 새 정부 공약에 대한 정책 토론이 kbs에서 진행되고 있더군요 그 프로를 보면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체념한듯한 느낌이 들었다면 저만일까요? 새사연 손석춘씨가 하는말이 청계천은 그나마 친환경적이었다고 하고 이명박 지지자 권영준 교수는 운하만은 신중해야 ...뭐 요딴 논리를 펴고 있었고 한날당 두 관계자는 하루종일 운하찬양을 했습니다 치열한 논쟁도 전혀 없었고 일방적인 한날당 정책 홍보 시간일뿐이었습니다
Commented by Executrix at 2007/12/24 22:39
맑은 영혼 // 이미 인간의 상식을 초월한 무언가가 시작되었습니다.
Commented by 아텐보로 at 2007/12/25 19:38
처음 왔습니다.
쥔장분이 말씀하시는 인간의 상식은 김대중정부 이후부터 생긴 최소한의 기본은(법과질서) 지킨다는 바탕위에 생긴것이고 한나라당이(특히 이명박이) 생각하는 인간의 상식은 그들이 야당이 되기전인 10년전의 상식이란 생각이 됩니다.
Commented by Executrix at 2007/12/26 10:41
환영합니다.
전 그저 대인배를 두려워하는 소인배에 불과하옵니다. 인간의 상식이라면 - 다른 포스팅에서 써먹은 베르세르크의 한 장면에 나오는 글귀인데 - 아무래도 제가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에 청소년기를 보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람은 환경의 영향을 강하게 받게 마련이니까요. 한나라당... 좌파적출 발언, 파란잠바단 국회습격사건을 보면 10년 전도 너무 잘 쳐준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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